교리교사는 무엇을 하는 사람들인가?

들어가는 말
교리교육은 교회가 언제나 교회의 가장 중요한 임무의 하나로 간주해 왔다. 왜냐하면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승천하시기 전에 당신 제자들에게 사명을 맡기시면서 ‘너희는 가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내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그들에게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명한 모든 것을 지키도록 가르치라’(마태 28,19-20)고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교리교육을 직접적으로 담당하고 있는 교리교사가 차지하고 있는 위치와 중요성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교리교사의 직무를 ‘탁월한 평신도 사도직의 하나’라고 말씀하셨듯이 매우 크다. 특히 선교 지역으로서,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가정에서 제대로 종교적 양성을 받지 못하는 우리나라와 같은 상황에서 교리교사가 담당하고 있는 비중이 얼마나 각별한 것인가는 두말 할 여지가 없을 듯 하다.
교리교사들은 단지 교리적 개념이나 지식을 주입 또는 이해시키거나, 가톨릭 교리문답의 추상적이고 알기 어려운 해답들을 학생들에게 외우게 하는 것만이 아니라, 살아계신 하느님과 인류의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학생들이 더 깊이 알고 인격적으로 만날 수 있도록 이끌어 줌으로써 보다 성숙된 신앙인으로 성장해 나가도록 도와주어야 할 책임이 있다. 그러기에 교리적 지식만이 교리교사가 지녀야 할 충분 자격 요건은 아니다. 교리교사는 무엇보다 앞서서 신앙인이어야 하고, 피교육자에게 인격적으로 다가갈 수 있어야 하며, 교리적 지식과 더불어 그리스도교적 삶을 가르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교리교사에게는 그 직무의 중요성 만큼이나 갖추어야 할 많은 요소들이 존재한다.
따라서, 제1장 ‘교리교사는 무엇하는 사람인가?’에서는 교리교사들이 자신들이 맡은 ‘탁월한 평신도 사도직’을 분명히 깨달아 훌륭히 자신들의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1) 교리교사의 정체성, 2) 교리교사의 사명과 역할, 3) 교리교사에게 요청되는 자질, 4) 교리교사가 갖추어야 할 태도 등으로 나누어 살펴보고자 한다.

몸 말
1. 교리교사의 정체성
교리교사란 본래 초대 교회에서는 세례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교리를 가르치는 사람들을 일컫던 말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포괄적인 의미로 교리교육적 직무 수행을 위해 투신하는 이들, 즉 주교, 사제, 가톨릭계 학교의 교장, 수도자, 본당의 교리교사, 부모 등을 통틀어 ‘교리교사’라고 일컫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본당에서 교리를 가르치는 이들을 ‘교리교사’로 일컫고 있다. (이 이후의 내용부터는 ‘교리교사’라는 개념을 ‘본당에서 교리를 가르치는 평신도’에 한정하여 사용하고자 한다.)
그렇다면 교리교사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대답은 ‘교리교육’에 대한 개념 정의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사도적 권고인 「현대의 교리교육」에서는 교리교육을 ‘교회 내에서 그리스도의 제자들을 만들고, 사람들이 예수는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믿고 또 그렇게 믿어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생명을 얻게 도우며, 사람들을 이 생활에 젖게 가르치고 훈계하여 그리스도의 몸을 건설하는 모든 노력’이라고 정의내리고 있다. 이러한 정의에 비추어 생각해 볼 때, 교리교육을 수행하는 교리교사는 첫째, 그리스도의 사도직에 참여하는 평신도이며, 둘째, 가르치는 교사이고, 셋째, 피교육자에 대한 신앙의 증거자인 동시에 신앙의 협조자, 동반자로 그 정체성을 언급할 수 있겠다.

1.1. 그리스도의 사도직에 참여하는 평신도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평신도 사도직에 관한 교령」에서는 평신도들에게도 교회를 건설하고 세상을 성화하며 세상에 그리스도를 침투시키는 사도직 수행의 임무가 있음을 강조하였다. 평신도는 각자의 신분과 능력에 따라, 그리스도를 전하고, 그의 가르침을 전파하는 데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평신도 사도직 중에 가장 뛰어나고 복음선교의 방법 중 절대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이 바로 교리교육이다. 교황 비오 11세는 “교리교육은 사도직 중에 첫째가는 사도직이요, 어떤 가톨릭 신자를 막론하고 모든 직무 중에 가장 거룩하고 가장 필요한 직무로 생각해야 된다”고 하였다. 우리 가톨릭 신자 모두는 믿지 않는 사람들로 하여금 주 예수를 믿게 해야 하는데 “들어 보지 못한 분을 어떻게 믿겠습니까. 말씀을 전해 주는 사람이 없으면 어떻게 들을 수 있겠습니까.”(로마 10,14-15)라는 사도 바울로의 말씀처럼 누군가 주님의 말씀을 전하고 설명해 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이러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교리교사이다. 교리교사들은 또한 공적으로 위임받은 교회의 사자(使者)이며 대변자이기도 한 것이다.

1.2. 가르치는 교사
교리교사는 교리교육의 원천인 성경과 교회의 가르침, 전례 및 신앙 생활 등에 대해서 가르치는 자이다. 교리교사는 피교육자에 대해 신앙인의 차원에서 성인이요 전문인이며, 교의적인 것을 충분히 소유하고 있는 자로서, 가르칠 자격이 있고 설득력이 있는 사람으로 부각되어져야 한다. 그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자 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통역자가 되어 주어야 한다. 통역을 하는 것은 피교육자의 사고방식에 들어가 그들에게 맞는 언어와 표현법과 비유로 그들의 체험을 예로 들어 교리를 전달하는 일이다.

1.3. 피교육자에 대한 신앙의 증거자, 협조자, 그리고 동반자
교리교사는 단지 교리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 교리 내용이 살아있는 진리로서 피교육자에게 전달되도록 할 책임이 있는 자이다. 또한 교리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중의 하나가 바로 피교육자들의 ‘신앙의 성숙’이기에, 교리교사는 가르치는 자이기에 앞서 신앙인이어야 하며, 무엇보다도 그리스도의 산증인이 되어야 한다. 교리교사는 신앙의 삶으로 피교육자들에게 빛과 증거가 될 수 있도록 살아있는 하느님 사랑의 표징이 되어 주어야 한다. 교리교사의 기도하는 모습, 희생 봉사하는 자세 등을 통해 피교육자들이 그러한 참된 신앙인의 삶을 배우도록 하여야 한다.
또한 교리교사는 피교육자들과 더불어 하느님께로 나아가는 신앙의 동반자요, 그들의 협조자이다. 그러므로 교리교육의 주체는 교리교사가 아니라 피교육자이다. 교리교사는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피교육자가 하느님께로 나아갈 수 있도록 신앙의 선배로서 도와주고 이끌어 주는 사람인 것이며, 피교육자와 더불어 그들을 통해 자신의 신앙도 성숙시켜 나가야 할 도상에 있는 신앙인이다.

2. 교리교사의 사명과 역할
가톨릭 교회는 예나 지금이나 교리교육을 자신의 신성한 의무이자 양도할 수 없는 권리로 간주해왔다. 교회 공동체는 교리교육을 통해,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말씀인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하는 하느님의 구원 계획과 하느님께 대한 살아 있는 지식을 심화시켜 나갔고, 자신들의 신앙을 성숙시키고 계발하였으며, 이 성숙한 신앙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나누어 가지려 노력함으로써 공동체를 이룩해 나갔다. 교리교사들은 바로 이러한 교리교육을 본당 신부를 도와 교회의 이름으로 피교육자들에게 행하는 고귀한 사명과 역할을 지닌다.
2.1. 교리교사의 사명
교리교육의 목표와 교리교사의 사명은 매우 밀접한 연관성을 지닌다. 교리교육이 지향하는 목표가 곧 교리교사의 사명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교리교육의 목표는 피교육자들의 초보적인 신앙을 발전.완성시키고, 그리스도교 생활을 배양하며, 신앙의 씨앗을 지식 수준에서나 생활면에서 성장시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신앙을 성숙시키는 것’, 이것이 교리교육에 있어서 교사가 지향해야 할 교육목표이자 동시에 교리교사의 사명이 된다. 교리교사는 피교육자의 인간성 전체에 하느님의 말씀이 스며들게 만들고자 노력해야 한다. 그리하여 피교육자들이 그리스도를 따르기로 작심하며, 그리스도처럼 생각하고 그리스도처럼 판단하며 그분의 계명에 따라 행동하고 그분이 초대하시는 대로 희망을 품도록 이끌어 주어야 한다.

2.2. 교리교사의 역할
“교리서는 바로 교리교사이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교리교육에 있어서 교리교사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잘 나타내주고 있다. 가장 소양이 풍부한 학생들과 가장 잘 부합되는 교수 방법과 가장 알맞는 교과서가 준비되어 있다 하더라도 능력을 갖추지 못했거나 자기 사명에 충실치 못한 교리교사에 의해서는 교육적 효과를 기대하기가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리교사의 역할은 교과서나 다른 어떤 수단의 기능보다도 더욱 중요하다(선교교령 17항 참조). 교리교사의 인간적이며 그리스도교적인 좋은 자질이 다른 어떤 좋은 방법의 선택보다도 교리교육에 있어서 성공을 가져다 주기 때문이다.
피교육자들의 ‘신앙 성숙’을 위해 노력하는 것, 이것은 교리교사들이 지닌 사명이자 곧 그들이 수행해야 할 역할이다. 그리스도교의 신앙은 지적으로 믿는 것(Beliving, 지성적.인식적 차원), 마음으로 신뢰하는 것(Trusting, 정적인 차원), 행하는 것(Doing, 실천적 차원) 등의 세 가지 차원을 가지고 있다. 신앙은 단순히 교리적 지식만으로, 또는 열정적인 믿음만으로, 그렇지 않으면 실천적인 사랑만으로 형성되고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교리적 지식과 마음의 동의와 신뢰, 실천적인 사랑이 조화를 이루면서 함께 발전해 나가는 것이다. 이럴 때만이 신앙은 활력있고 창조적이며, 살아있는 것이 될 수 있다. 신앙의 성숙은 바로 이 세 가지 차원의 확장을 뜻한다.
따라서 교리교사는 피교육자들에게 교리교육을 통해 단지 신앙 전통의 내용만을 전수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여 믿게 하고, 이를 통해 그들이 그리스도처럼 생각하고 판단하며 행동할 수 있도록 인도하여야 한다. 이것이 바로 교리교사가 담당한 역할이다.
그러나 피교육자가 그리스도교의 메시지를 받아들이고 수용하는 것은 최종적으로 은총과 자유의 결과이지 교리교사에게 달려 있는 것이 아니다.

3. 교리교사의 영성과 자질
교리교사는 교리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계속 강조하고 있는 바와 같이 교리교사는 단순히 지식의 전수자가 아니다. 교리교사는 피교육자들을 보다 성숙한 신앙인으로 이끌어 주어야 할 사명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교리교사는 자신이 맡은 사명을 훌륭히 수행하기 위해서 교리교사로서의 영성과 기본적인 자질들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3.1. 교리교사의 영성
교리교사의 영성을 언급하는 이유는, 교리교사가 자신이 갖추어야 할 영성을 이해하고 실행하고자 노력함으로써, 자신의 신분에 따르는 직무를 더욱 잘 수행하고, 자신을 성화시켜 나가며, 보다 성숙한 신앙인으로 나아가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교리교사가 지녀야 할 영성 중 예수 그리스도와의 친교는 교리교사의 영성의 기초이자 교리교사가 갖추어야 할 모든 자질들을 통합하는 근본 뿌리가 된다.

1) 예수 그리스도와의 친교
교리교육에 있어서 중심이 되시는 분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즉 교리교육에 있어서 가르침의 대상은 혈육을 취하신 말씀이시자 하느님의 아들이신 그리스도이시며, 그밖의 모든 진리는 그분과 관련시켜 전달되어지는 것이다. 또한 예수님께서는 교육자로서 교리교사의 모범이 되어 주신다. 예수님의 가르침의 특유한 설득력과 일관성은, 그분의 말씀과 비유와 논증이 바로 그분의 삶과 결코 유리되지 않았다는 사실에서 찾아진다. 그분의 침묵, 그분의 기적, 그분의 행동거지, 그분의 기도, 사람들을 위하시는 사랑, 보잘 것 없는 사람들과 가난한 사람들에게 기울이시는 각별한 애정, 세상의 구원을 위하여 십자가상에서 바치는 전적인 희생 등은 예수님을 참다운 스승이 되게 하였다.
따라서 교리교사는 예수 그리스도와의 친밀하고 인격적이며 활기 넘치는 접촉 가운데 살기를 힘써야 한다. 또한 스승으로서의 예수님을 본받고자 노력해야 한다. 그럼으로써만이 교리교사는 교리교육의 올바르고도 바람직한 쇄신을 기하는데 비추임을 받고 그분의 은총에 힘입어 더욱 활력있는 교사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2) 자기 사명에 대한 인식과 충실성
교회에서 공적으로 위임을 받은 ‘교회의 파견자’라는 자신의 사명을 깊이 인식하고, 자기가 다른 이들에게 가르치는 대로 자신도 그렇게 살고자 노력하는 교사라면 그리스도교의 교리를 정성들여 열심히 연구할 가장 중요한 임무를 지고 있음을 깨달을 것이다. 그러기에 교리적 지식을 쌓고 성서에서 양식을 얻고자 노력해야 한다. 또한 교리교사는 교회에서 공적으로 파견받은 자이기에 자신의 사견(私見)을 가르쳐서는 안되며, 교회의 가르침에 충실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에게도 충실해야 한다. 학생들에게 충실함이란, 그들의 신앙 성숙을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줄 수 있는 사랑과 헌신의 자세이다. 이러한 사랑과 헌신을 통해 학생들은 교사의 바램 이상으로 하느님께 나아가게 될 것이다.

3.2. 교리교사가 갖추어야 할 자질
P.H. Gwynn은 교사가 갖추어야 할 자질의 세 차원을 분류하여 열거하였다. 1) 기초적 자질, 2) 필수적 자질, 3) 바람직한 자질 등이 그것이다. 그것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기초적인 자질들.
– 깊고 지속적인 그리스도교적 경험.
– 그 경험을 다른 사람과 함께 나누려고 하는 끊임없는 열망.
– 성서의 가르침에 대한 분명한 지식.
– 인간의 발달에 대한 건전한 이해.
– 실례와 실험을 통해서 최고의 교육실천을 훈련받는 일.

2) 필수적인 자질들.
– 종교적인 헌신 : 매일의 행동에 있어서 종교에 의해 살아가는 사람.
– 인간적인 매력 : 천성이 따사하고, 주기를 좋아하며, 희생적인 사람.
– 교육성 : 겸손한 마음을 지닌 사람, 남의 말을 경청하는 사람, 웃을 줄 아는 사람, 기꺼이 연구하고 훈련을 받으려는 사람.

3) 바람직한 자질들.
– 성서와 다른 중요한 종교들의 경전에 대한 피상적인 지식 이상의 것을 아는 일.
– 심리학에 대한 신뢰성 있는 지식 : 인간의 인격이 어떻게 발달하였는가에 대 한 이해.
– 다른 사람들을 활동하도록 이끄는데 있어 창조적인 생각과 재량.
– 교육방법과 자료에 대한 훈련을 받음.
– 이전에 성공적으로 가르쳤던 경험들.
– 사람들을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헌신으로 이끄는 방법을 알고 있음.

위에 열거한 교리교사가 갖추어야 할 자질들을 함축적으로 표현한다면 바로 신앙, 사랑, 능력(지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훌륭한 교리교사는 무엇보다도 하느님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확고한 신앙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사랑으로 학생들을 대하여 그들을 포용할 수 있어야 하고, 충분한 지식과 교육적 능력으로 학생들을 가르쳐 신앙적 성숙을 가져올 수 있어야 한다.

4. 교리교사가 지녀야 할 태도 및 자세.
서울대교구 교육국에서 1991년에 조사한 「청소년 신앙과 교육의 사회조사 보고서」의 내용들을 살펴보면, 교리교사가 피교육자들에게 어떠한 태도를 취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 어느 정도 생각 거리를 제공한다.

4.1. 본인과의 관계
1) 풍부한 교리적 지식을 쌓고자 노력하는 교사가 되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교리교사는 가르쳐야 할 교리에 관한 올바르고 정확하며 분명한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자기가 갖고 있지 못한 것을 남에게 줄 수 없는 법이다. 교리서에 대한 미약한 지식은 피교육자들로 하여금 신뢰감을 떨어뜨리게 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교리교사는 성서와 교회의 가르침, 그리고 전례에 관한 풍부한 지식을 갖추고자 노력해야 한다.
2) 기도하는 교사가 되어야 한다.
기도는 우리 신앙 생활에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할 자세이다. 따라서 교리교사들은 학생들을 위해서 기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학생들을 알고 도와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며, 교리교사의 기도하는 모습은 학생들에게 신앙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 자세를 알려주는 산교육이 될 것이다. 교리 시간의 처음과 끝에 행하는 기도뿐만 아니라, 생활 안에서의 기도하는 습관을 통해 영적인 힘을 얻도록 해야 한다.

3) 가르침을 실천하는 교사가 되어야 한다.
자신의 가르치는 내용이 힘을 갖고 피교육자들에게 작용하기 위해서는 그 가르침을 몸소 실천하고자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교사 자신은 실천하지 않을 내용을 피교육자들에게 가르쳐서 지킬 것을 강요한다면, 그것은 바리사이파의 율법주의적 태도이다. 교사 자신이 가르치는 내용을 피교육자들과 함께 더불어 실천하고자 노력함으로써 피교육자들의 신앙 성숙뿐 아니라, 본인의 신앙도 성숙시킬 수 있어야 한다.

4.2. 학생들과의 관계
1) 신앙 교육의 필요성을 깨우쳐 주어야 한다.
피교육자들로 하여금 교리교육의 필요성을 느끼게 하며 그들 스스로가 문제 의식을 갖도록 일깨워 주어야 한다. 그럼으로써 학생들 스스로가 무엇인가를 하고자 하는 자발성을 키울 수 있다.
2) 피교육자들과 친교를 맺어야 한다.
교사들은 공적(公的)으로는 물론이요 사적(私的)으로도 피교육자들과 친밀한 관계를 가져야 한다. 또한 학생들을 사랑할 뿐만 아니라, 그들이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렇게 될 때 피교육자들의 교리교사에 대한 신뢰심과 더불어 교리교육에 대한 적극성이 나타나게 된다.

3) 모든 문제를 피교육자 입장에서 파악해야 한다.
피교육자가 교육의 주체가 될 때만이 그 교리교육은 보다 활력있고 성과있는 교육이 될 수 있다. 피교육자의 연령이나 지적 수준, 문화적 환경 등이 무시되어진 채 교리교사에 의한 일방적인 전달이 이루어진다면 피교육자들은 단지 수동적 입장에서 교리 내용을 암기하고자 할 뿐이며, 그 교육은 활력있고 생동감 넘치는 창조적인 시간이 될 기회를 잃어 버리게 된다.

4) 기타
– 교리 시간에 늦거나 결석하지 말아야 한다. 피교육자들에게 성실하기를 요구하듯이, 교리교사 자신이 성실해야 하며 , 교리교사들의 성실성은 피교육자들에게 삶의 모범이 된다.
– 피교육자들을 편애하지 말아야 한다. 공부를 잘 한다거나 잘 생겼다거나 성실하다는 이유로 다른 학생들 앞에서 지나친 칭찬이나 애정 표현은 삼가야 한다. 오히려 공부 못하는 아이, 남들보다 못생긴 아이, 인정받지 못하는 아이, 결손가정의 아이들에 대해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 좋은 상담자가 되어 주어야 한다. 학생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그들의 고민과 아픔을 함께 나누고, 일방적인 경험보다는 그들의 대화 상대자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 질문을 잘 받아줘야 한다. 자신이 모르는 것을 질문했을 때 당황하거나 무시해버리지 말고 솔직히 모른다고 답하고 다음 주일에 잘 준비해서 응답해 줄 수 있어야 한다.
– 학생들에게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 학생들이 잘못했을 때 큰소리를 치거나 화를 내고, 야단을 치면서 벌을 주어서는 안된다. 아주 드문 경우를 제외하고는 다른 학생들 앞에서 벌을 준다든지 잘못을 고쳐주는 것은 금물이며, 개인적으로 불러 잘못을 알려줌으로써 그 학생으로 하여금 자기의 이성과 신앙으로 그 잘못을 깨우칠 수 있도록 인내와 신중을 다해야 한다. 또한 그를 나무라는 것은 바로 그를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해 주어야 한다.

4.3. 교사회 교사들과의 관계
1) 교리교사는 교사 공동체인 교사회의 구성원이며 그 일원이다.
교리교사는 교사 개인의 생각이나 역량에 의해서 역할을 수행해 나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소속되어 있는 교사 공동체의 역할과 그 방향에 맞는 책임을 실천해 나가는 공동체의 일원이다. 따라서 교사회라는 공동체에 속한 각 교사들간의 관계는 매우 증요하다. 교사를 하게 된 계기야 어떻든 간에 교사가 된 지금에는 서로 화합하고 마음을 모아 학생들을 더욱 사랑하고 잘 가르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것은 혼자의 힘만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 동료 교사들이 서로 격려하고 충고하고 도와가며 해나가야 할 일들이다. 교사간에 화목하지 못하고 불편한 관계라면 아이들에게도 그 영향이 미치게 될 것이다.

2) 공식적인 자리에서 교사 상호간에는 존칭을 사용한다.
교리교사 상호간에는 아무리 절친하다 하더라도 학생들 앞에서나 회합시간 등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서로 존중해주며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하여야 한다. 이러한 상호간의 존중은 교사회 안에서의 화합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 교사로서의 신뢰감을 갖게 한다.

나가는 말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교리교사는 교회의 가장 중요한 임무의 하나인 교리교육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교리교사가 어떻게 자신의 직무를 수행하느냐에 따라서 교리교육의 성패가 좌우될 것이다. 그러기에 이렇게 중요하고도 탁월한 평신도 사도직을 수행하는 교리교사는 자신의 정체성과 자신에게 맡겨진 사명과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하고 있어야 한다. 또한 자신에게 요청되는 자질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깨달음으로 써, 그러한 자질을 키우고자 노력하여야 하며, 교리교사로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자각하고 있어야 한다.
교리교사는 우선적으로 풍부한 교리적 지식을 쌓고자 노력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모든 교육은 이성적인 이해에서 비롯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지교리적 개념이나 지식을 주입 또는 이해시키는 사람이 교리교사는 아니다. 왜냐하면 교리교육의 궁극적 목적은 ‘피교육자들의 신앙 성숙’인데, 신앙은 지식적인 측면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고백하는 믿음의 차원과 사랑의 실천이라는 행동적 차원까지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리교사는 사랑이신 하느님과 인류의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학생들이 더 깊이 알고 인격적으로 만날 수 있도록 이끌어 주고 도와 주어야 하며, 그리스도교적 삶으로 나아가게 해 주어야 한다.
한편, 교리교사는 교리교육의 주체는 바로 ‘피교육자들’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또한 교리교사 자신도 학생들과 더불어 하느님께로 나아가는 도상의 존재임을 분명히 자각하여야 한다. 그럴 때만이 교리교사는 권위로서가 아니라, 사랑과 겸손으로 학생들을 대할 수 있으며, 교리교육의 성과가 자신의 능력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작용에 의한 것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또한 교리교사로서의 역할 수행이 결국은 자신의 신앙을 성숙시키고, 하느님께 나아가는 길임을 자각하게 될 것이다.

참고 문헌
1. 교황 바오로 6세, 「현대의 복음선교」,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1989.

교리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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